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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경실련, 원전, 방폐장 기업 후원금 수수... '도덕성 논란'소식지 광고비, 기획강연회 팜플렛 제작비 명목으로 후원금 받아
김종득 기자  |  abc@gj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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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0  14: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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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경실련이 2017년 2회에 걸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수력원자력(주)으로부터 홍보비 명목의 후원금 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익실현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한 비영리 시민운동단체가 감시 대상이 될수도 있는 공기업, 특히 원자력 발전 및 방폐장 운영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이어서 도덕성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경실련등이 제정한, 시민단체의 사회적 책임헌장의 행동규범 위반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10일 경주경실련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경주경실련은 지난 6월 격월간 소식지 <더(The) 공감>을 창간하면서 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부터 100만원을 후원 받았다.

경주경실련은 33쪽 분량의 창간호에서 2쪽을 할애해 ‘방사성 폐기물 관리전담기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라는 제목으로 탐방기를 게재했으며, 뒷표지에는 공단 광고를 게재했다.
탐방기에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업무 및 조직 설명, 방폐물 처분장 건설계획, 방폐물 반입수수료를 재원으로 한 각종 사업추진 계획을 게재했다. 특히 청년일자리 창출, 지역인력 고용등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있다는 긍정적 내용을 주로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경주경실련 정책위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지역의 한 협동조합과 기획강연을 공동으로 주최하면서 한수원(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부터 각각 100만원씩, 2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 경주경실련이 지난 7월 발간한 소식지 창간호. 뒷표지에 광고를 게재하고(사진 위) 속지에는 2쪽에 걸쳐 탐방기를 실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10일 “2회의 지원금은 기관홍보를 위해 지역에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에 물품을 지원하는 홍보예산을 집행한 것”이라며 “경실련 창간소식지는 기사게재 및 광고게재비로, 강연회때는 팜플렛에 광고비를 게재하고 인쇄비를 지원했다”고 확인했다.

경주경실련의 후원금 수령은 2007년 경실련, 흥사단, 대한YWCA연합등 5개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제정한 ‘시민단체 사회적 책임헌장’에서 규정한 행동규범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행동규범’ 제 4항의 <조직경영 및 활동원칙>에서는 ‘재정과 윤리적 모금’을 규정하고 있는데, “기업이나 재단 등을 대상으로 한 기부금의 모집은 기부자의 자발적 선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기부자가 압력 혹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일체의 방식을 배제한다”고 명시한뒤 “각 단체의 활동과 관련하여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게 된 기업 혹은 기관으로부터의 기부는 그 활동이 종료되고 이해관계가 완전히 해소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날 때까지 요청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주경실련은 지난해 6월, 한수원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추가 건설하는데 대해 경주시의회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입장을 밝힌데 이어 7월에는 경주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월성원전1호기 폐쇄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원전 및 방폐장 현안에 대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지난 8월 경주에서 개최한 경실련 제14기 4차 중앙위회의에서도 국가에너지정책에 관한 전국경실련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원자력발전 의존성을 낮출 것, 기존 원자력발전시설에 대한 정밀한 안전조사 실시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후원금을 낸 한수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등에 대해 경주경실련이 이처럼  안전성 문제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는 점에서 자신들이 제정한 행동규범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 지난 6월 경주경실련 사무실 이전 개소식 및 소식지출판 기념회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경주경실련 길종구 집행위원장은 9일  <경주포커스>와 만나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경주경실련은 탈핵이나 탈원전 입장이 아니었으므로 인쇄비를 후원 받는다고 해서 우리의 입장을 이야기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위원회 논의를 거쳐 정당한 후원금이라고 생각했으며,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고 덧붙였다.
길 위원장은 그러나 “소식지 제2호 발간부터는 후원금 받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부수도 줄이고 발행간격도 격월간에서 분기로 전환하는 등 필요한 경비를 자체 충당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향후 후원금을 더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길 위원장은  10일 “후원금이 아니라 소식지 광고비로써 집행위원회의 논의와 의결에 의해 진행된 내용이며,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소식지 뒷면 칼라광고 비용 100만원은 경실련이 아니라 출판사로 입금되었다”고 추가해명을 보내왔다.

경주경실련 정책위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모 협동조합과 강연회를 공동개최 하면서 후원금을 받은데 대해서는 “경실련이 후원금을 수령하지 않고 협동조합측이 한수원, 환경공단쪽으로부터 각각 100만원씩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경실련과 공동주최한 이 협동조합 이사장은 “경주경실련 집행위 회의를 거쳤으나 아무런 이의제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경주경실련 공식 의사결정 기구의 하나인 집행위원회 회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해명으로 볼수 있는 것이다. 

   
▲ 경주경실련이 지난해 6월 경주시의회와 함께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정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날 회견에서 경주경실련은 한수원이 월성원전내에 건설하는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생명이라고 할수 있는 도덕성 실추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이를 논의하고 의결했다는 점에서 경주경실련 지도부의 '집단적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주경실련의 한 관계자는 “한수원이나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경주경실련이 지난시기 해왔던 각종 활동으로 볼 때 이해관계가 없을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이같은 후원금을 받은 것은 조직의 정체성과 건강성을 상실한 사례로 밖에 볼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설집행기구에서 이같은 후원금 수령을 의결까지 했다면 시민운동 단체 본래의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실련은  △조직내 특정인의 비정상적인 영향력이 장기간 지속돼 사조직화의 우려가 있는 경우 △조직내부의 갈등심화로 정상적인 조직운영이 불가능한 경우  △경실련의 규약, 규칙, 지침등을 이행하지 않고 시정명령을 수용하지 않는 경우 등 11개의 항목중 하나에 해당될 경우,  지역경실련(지부)에 대해 사고지부 지정 혹은 폐쇄 할수 있도록 하는 지부조직 설립, 운영, 폐지에 관한 규칙을 두고 있다.

현재 경주경실련 안팎에서는 집행위원장 공동대표 겸임에 따른 지역경실련 표준규약위반, 회계지출의 편법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으며, 이같은 사실은 SNS를 통해 간헐적으로 외부에 알려지기도 했다. 

길종구 경주경실련 집행위원장은 이에대해 "금명간 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현재 제기되고 있는 경주경실련의 내부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 위원장이 밝힌대로 경주경실련 집행위 회의가 열린 다면, 이날회의가 경주경실련 내분을 확산하거나 봉합하는 중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주환경운동연합의 경우 지난 2008년 원전 및 방폐장 관련 공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환경운동연합 중앙의 감사를 받은뒤 이른바 ‘사고 지역단체’로 판정받고 집행간부 전원이 사퇴한뒤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재창립 수준의 대대적인 조직쇄신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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