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소방차 없는 내남면, '119지역대' 신설 절실...주민대응 본격화
소방관 소방차 없는 내남면, '119지역대' 신설 절실...주민대응 본격화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3.04.27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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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비상대책위 현판식 갖는등 신설요구활동 전개
26일 내남면복지회관에서 열린 내남면 119지역대 설치 비상대책위원회 현판식 모습.
26일 내남면복지회관에서 열린 내남면 119지역대 설치 비상대책위원회 현판식 모습.

경주시 내남면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소방공무원과 구급차, 소방차가 상주하는 119지역대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북도는 이르면 2024년에 신설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비상대책위는 주민생존권이 걸린 시급한 문제라며 조속한 설치를 요구하며 강경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27일 경주소방서, 내남면행정복지센터, 내남면 119지역소방대설치 비상대책위원회등에 내남면 주민들은 지난2월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관계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등 내남면 119지역대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119지역대는 소방공무원이 상주하는 24시간 근무체제로 운영되고 5톤 펌프차량과 구급차량등을 배치하는 소방서 하부기관.
현재 경주소방서 관내에는 문무대왕면, 양남면, 서면, 강동면 등 4개면에 설치돼 있다.
이들 4개면 119지역대에는 각각 소방공무원 12명과 펌프차량과 구급차등이 1대씩 배치돼 있다.

내남면 주민들이 119지역대 설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2022년12월31일자로 경주소방서 관할 내남전담의용소방대가 일반의용소방대로 전환되면서 소방인력, 장비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
내남전담의용소방대의 경우 2011년11월19일부터 6명의 전담의용소방대원들과 5톤 펌프차가 배치돼 화재진압활동을 하는 체제로 운영돼 왔지만, 신규대원 모집 어려움 등 운영인력 부족으로 일반의용소방대로 전환됐다.

전담의용소방대의 경우 전담의용소방대원이 1일 2명씩 4시간 상시근무 운영체제로 운영돼 화재발생시 초기대응이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일반의용소방대로 전환되면서 이같은 초동대처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내남면의 경우, 지난해말까지만해도 면내 대부분 지역에 신고접수 후 10분이내 소방차 출동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연말 이 전담의용소방대 폐지 이후에는 화재초기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해 졌고, 이에따른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는 것.
특히 일반의용소방대 전환과정에서 주민의견수렴 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전환했다는 것이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일반의용대로 전환된 직후인 지난 1월 9일 경주시 내남면 덕천2리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80대 노부부가 큰 변을 당할뻔 했던 일도 이같은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당시 화재때는 화재현장 인근에서 작업하던 주택수리업자가 소방관들이 도착하기전에 이들 부부를 구조 했었다.

[관련기사- 경주포커스 1월16일 기사-불길속 80대 노부부 구조 손수호씨]

1월9일 내남면 덕천리 주택화재때 80대 노부부를 구조한 손수호씨.
1월9일 내남면 덕천리 주택화재때 80대 노부부를 구조한 손수호씨.

사정이 이렇게 되자 주민들은 지난2월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내남면에 119지역대를 신설해 줄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경주소방서와 경북도에 보낸데 이어 26일 비상대책위 사무실 현판식을 갖는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내남면 비상대책위원회는 경북도와 경주소방서등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촌각을 다투는 화재현장은 신속한 출동이 생명과 직결된다”며 “시내에서 소방차가 출동한다면 조기진압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전소된 건물과 잔불 정리만 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며 119지역대 신설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경북도는  내남의용소방대가 전담대원을 확보한뒤 재운영 의사를 경주소방서에 전달한다면 전담의용대가 조속히 재운영 되도록 하며, 내남119지역대 신설에 대해서는, 당초 2027년에 신설하려던 계획을 앞당겨 2025년까지 신설할 수 있도록 행정적 노력을 하고, 그 이전에 소요인력 승인이 날 경우 2024년에 조기신설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대책위로  회신했다.

그러나 내남면 비상대책위는 이같은 경북도의 행정을 믿을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북도의 의지만 있다면 지금 당장 119지역대를 설치할수 있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담의용대 재설치는 인력난때문에 사실상 현실성이 없는것으로 이미 드러난 만큼 조속히 119지역대를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태욱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담의용소대 인력난은 이미 2~3년전부터 거론된 만큼 작년말 일반의용소방대로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내남면에 119지역대 신설을 추진 했어야 했다”며 “내남면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당장이라도 지역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전담의용소방대의 경우 전담대원 1명이 받는 월 수당이 50만원에 불과해서 의용소방대원 가운데 상시근무할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확인됐고, 이때문에 전담의용소방대 폐쇄를 결정했던 것”이라면서 “119지역대가 설치될 경우 소방관들이 근무할 시설이 이미 존재하는 만큼 경북도가 조속히 119지역대를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남면 이조리에는 2003년 내남 면민들이 성금을 모아 약 500㎡ 달하는 부지를 제공한 뒤 소방청이 연면적 177㎡ 2층 건물을 신축해 2004년 경주소방서 내남면 대기소 출범이후 내남전담의용소방대가 사용해 왔으며, 현재는 1층은 비워둔채 2층은 내남면의용소방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유태욱 위원장은 "지금 당장 설치하겠다는 책임있는 약속이 없다면 삭발, 단식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계획"이라며 강경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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