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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셀프폐쇄' 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 치매안심센터로 활용...공개사과선행해야김종득기자의 경주읽기
김종득 기자  |  abc@gj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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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1  15: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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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2015년 12월1일 자진 폐업했던 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 건물을 연내에 신설할 치매안심센터 업무공간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년전 수많은 비판속에 폐업함으로써 이른바 '셀프 폐업' 논란을 초래했던 경주시가 그동안 멀쩡한 건물을 사실상 방치했다가 치매안심센터 사무공간으로 '임시'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경주시가 신설하는 치매안심센터는 센터장을 비롯, 상담등록관리, 조기검진, 쉼터, 가족지원, 인식개선홍보팀 등 총 5개팀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인력은 약 30여명 정도로 구상하고 있다.
시유지 혹은 사유지 매입을 통한 신축, 보건소 증개축 중에서 하나를 결정한뒤 치매안심센터의 업무공간을 확보할때까지 자진 폐쇄한 시립노인간호센터건물을 임시사무실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필요한 예산은 최소 12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 치매환자수는 노인인구의 10%

   
▲ 2015년 12월1일자로 경주시가 스스로 폐쇄한 경주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 전경.

경주시에 따르면 2016년 12월말 현재 경주시보건소에 등록된 치매환자수는 3204명.
경주시는 시 보건소로 신고하지 않은 환자수까지 더하면 경주지역의 65세이상 치매질환을 앓는 노령층이4874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65세 이상 경주시 노인인구 4만8789명의 약 10%에 이르는 것이다.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치매환자 치료 및 보호자의 고통을 국가나 행정이 나누려는 것은 복지국가로 향해가는 과정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경주시가 신설하는 치매안심센터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치매국가책임제'의 하나로 전국 보건소에 올연말까지 설치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치매에 대한 국가책임제를 강화하는 새정부 시책에 따라 경주시가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하는 것을 뭐라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치매안심센터를 신설하기 전에 경주시가 선행해야 할 것이 있다.
2년전 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를 자진폐업한데 대한 진솔한 반성과 공개적인 대시민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힘없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운영상의 모든 책임을 떠넘긴, 무리한 행정이자 억지폐업 이었다는 점을 진솔하게 인정하고 통렬하게 반성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향후 치매노인을 돌보려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치매안심센터를 신설하겠다는 경주시 행정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게 기자의 생각이다.

왜 그런가?

먼저 설립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주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는 경주시가 치매· 중풍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 가정의 노인치료와 재활을 위해 63병상의 규모의 입소 간호 및 재활시설을 갖추고 지난 2006년 12월 개원했다.
'2004년 보건복지부 홈너싱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설립비용 25억원 가운데 국비 12억5000만원, 도비 6억2500원을 지원받았다. 경주시 예산투입은 25%에 불과했다.
사실상 정부 예산이 더 많이 투입된 시설이었고, 한때 정부로부터 최우수 기관으로 인정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의료시설 확대라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고 사실상 지역내에서 유일한 공공노인의료시설을 서둘러 폐업했던 것은 다름아닌 경주시였다.

다음은 경주시가 2015년 12월1일자로 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를 폐업한 과정이다. 한마디로 폐업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시은 애써 무시한채 강행한, 사실상의 억지 폐업이었다.

경주시는 일부 요양보호사들이 환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폭행, 성희롱 행위가 드러났다는 이유로 폐업을 강행했다.
그러나 경주시가 제시한 폐업 사유는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억지였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요양보호사들의 각종 노인학대 혐의는 2016년 11월3일 대구지검경주지청이 경주시가 고발한 8명의 요양보호사들에 대해 모두 무혐의 또는 기각 처분하면서 경주시 폐업의 정당성은 모두 상실했다.일부 요양사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있기는 했지만, 결코 폐업 할만한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뿐만아니다.
경주시는 당시 노인장기요양보호법상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강변했다.
그해 6월 1건의 신체적 학대가 적발돼 10월1일부터 6개월 업무정지에 들어간 상태에서 성적수치심 유발이 추가로 드러나 요양기관지정 취소처분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경주시의 재량권이 거의 없는, 관련법에 따른 사실상 강제적 행정처분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은 일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시가 법적 근거로 삼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요양기관 지정을 취소해야 하는 강제조항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경주시가 폐업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피할수 있었다.

이미 경주시가 폐업을 예고했을때부터 부실운영의 책임을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전가하는, ‘경주시의 셀프폐업’이자 ‘부당행위'라는 비판이 비등했다.
그러나 경주시는 비판여론에는 눈감고 귀를 닫은채 폐업을 강행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에 근무했던 요양보호사등 28명의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졸지에 일자리를 잃었다.
주간보호센터에서 치료받던 9명의 초기 치매환자, 입원치료를 받던 저소득층 60여명의 노환자들은 병든몸을 의탁할 곳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 2015년 12월10일 공공비정규직노조 경북지부 노조원들이 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 요양보호사들과 함께 빗속에서 폐업철회를 요구하는 모습.

폐업후에는 사용하던 멀쩡한 건물을 다른 용도로 신속하게 전환하지도 못하고 사실상 2년동안 방치하다시피했다.
건물을 활용한답시고 1650만원이나 들여 외부기관에 용역을 의뢰했지만 이 또한 무용지물이 됐다. 결과적으로 멀쩡한 건물은 방치했고 예산은 낭비됐다.
그러나 이에대해 경주시보건소나 경주시 고위직 공무원중에서 ‘책임졌다’는 사람을 기자는 알지 못한다.
최양식 시장이 올해초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빌어 사과한 것이 전부다.

그랬던 경주시가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새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라 치매안심센터를 설치,운영한다고 한다.
지난날 행정에 대한 통렬한 사과와 반성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경주시가 말하는 치매환자를 위한 각종 행정은 공허할수 밖에 없다. 경주시 행정의 진정성을 믿을 시민들도 많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들의 일자리만 늘이고, 그들만의 공간을 하나 더 만들어 줄것이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다.
더욱 근본적인 물음,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라는 질문이 터져 나오는 상황도 예상할수 있다.

최 시장은 지난 1월5일 기자간담회에서 폐업에 대해 사과하면서 시의회 책임론을 동시에 제기했다.
[관련기사- 경주포커스 2017년 1월5일 기사보기]

최 시장은 “전적으로 시장의 책임이다.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집행부만이 폐쇄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시의회도 조례를 폐지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경주시도 책임이 있지만, 경주시의회도 경주시만큼 책임이 있다는 뜻으로 읽힌 발언이었다.
사과를 하면서 시의회를 끌고 들어간 점이 좀 뭣하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경주시의회 역시 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 폐업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수는 없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치매노인들을 위한 시설을 두고, 만성적자라고 비판하면서 폐업을 끊임없이 압박했던 것은 다름 아닌 경주시의회 였다.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일부 요양보호사들의 일탈을 문제삼아, 멀쩡하게 운영하던 치매환자들을 위한 시설을 무리하게 폐업했던 경주시나,
경주시에 대해 끊임없이 경영상의 적자를 비판하며 사실상 폐업을 압박했던 시의원들은,
행정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시의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진지하게 성할해야 한다.그래야 행정이든 의회든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수 있다.

그것마저 어렵다면, 경주시의 셀프폐업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던 요양보호사들, 졸지에 병상을 잃고 이곳저곳 병든 몸 뉠곳 찾아 헤매야 했던 치매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만이라도 우선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차원에서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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