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근묵 동국대경주캠퍼스 총무처장,"연등문화축제, 종교 행사 아닌 시민, 관광객 함께 하는 문화축제"
[인터뷰] 김근묵 동국대경주캠퍼스 총무처장,"연등문화축제, 종교 행사 아닌 시민, 관광객 함께 하는 문화축제"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7.11.0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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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경주캠퍼스가 내년 5월초 금장대 및 봉황대 일원에서 연등문화축제 개최를 기획하고 경주시에 예산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의회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난달 25일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 간담회에서 경주시문화관광실의 내년도 주요 신규행사를 설명하는 자리에서다.

예산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문화행정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불교라는 특정종교 행사에 경주시가 예산을 지원할 경우 향후 타 종교단체에서 문화행사 지원 요청을 해 올 경우 경주시가 거절할 명분이 사라지고, 장기적으로는 경주시의 예산부담 요인이 된다는 것.
<관련기사 = 경주포커스 10월27일 보도 보기-클릭>

<경주포커스> 보도를 통해 이같은 소식이 지역사회에 알려지자 동국대경주캠퍼스측은 행사를 기획한 진의가 잘못 알려진 결과라며 안타까워했다.
신라때부터 유래된 연등회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서 형산강 연등띄우기, 신라연등회 재연등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경주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연등문화축제로 기획한 것을 ‘불교행사’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행사 명칭도 당초에는 경주시가 사용하는 ‘경주신라 연등문화축제’가 아닌 ‘형산강 연등문화축제’로 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경주지역의 문화콘텐츠 확충차원에서 기획됐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의 예산지원 반대사실을 보도했던 <경주포커스>는 동국대경주캠퍼스에서 이 행사를 기획한 관계자를 만나 행사 기획 의도와 취지를 들었다.
김근묵 동국대경주캠퍼스 총무처장과의 인터뷰는 6일 오전 10시부터 약 40분동안 진행됐다.

김 처장의 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연등회가 불교에서 비롯된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지만, 결코 불교만의 종교적 색채가 강한 행사를 하려는게 아닙니다. 경주만의 역사성, 독자적 문화유산인 신라문화를 주제로 한 연등 문화축제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다음설명도 덧붙였다.
“학교측이 준비하는 것은 신라시대부터 시작된 연등회를 시대에 맞게, 경주를 대표하는 연등문화 축제로 승화시키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형산강을 배경으로 신라문화와 불교문화 유산을 보유한 경주의 역사성, 특수성을 살려 새로운 축제 문화의 장을 펼치려는 것으로, 단순한 종교행사에 그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다음은 김 처장과의 일문일답.

▲ 김근묵 동국대경주캠퍼스 총무처장은 "학교측이 기획하는 것은 시민 관광객이 함께 하는 문화관광축제"라고 강조했다.

-이 행사를 기획한 배경은?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12년 팔관회와 함께 국가적 차원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주로 등불을 밝혀 다과를 베풀고 임금과 신하가 함께 음악과 춤을 즐기며 국가와 왕실의 태평을 기원했습니다.
고려 태조의 훈요십조속에서도 나타나는 바와 같이, 팔관회는 왕도와 서경에만 행해졌지만, 연등회는 시골마을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거행됐다고 합니다.
저희들이 하려고 하는 것은 연등회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모두 들겁게 참여하는 문화축제로 승화시키려 합니다.경주만의 역사성, 독자적 문화유산인 신라문화를 주제로 불교 행사가 아닌 경주를 대표하는 새로운 축제문화의 장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내년은 특히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경주에 설립된지 40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입니다.
경주지역 역사문화 축제에 기여하고자 하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역할을 다하기위한 사명감에서 기획된 것이라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경주를 대표하는 축제문화가 되도록 전문과 교수진과 함께 잘 준비하겠습니다. 특히 4~5월중 이틀간 개최함으로써 시민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축제가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행사를 기획하면서 경북도나 경주시에 예산 지원을 요청한 이유는?
“아시다시피 대구는 달구벌관등놀이, 울산은 태화강연등축제, 진주는 남강유등축제, 부산은 부산연등축제를 개최하는 등 이미 다른 지역에서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연등 문화축제가 매우 활발하게 성공리에 개최되고 있습니다.
연등회는 신라때 경주에서 시작된 행사입니다. 역사가 숨쉬는 경주지역에서 연등축제를 통해 경주를 재조명 해 보자는 것이 저희들의 기획 의도였습니다. 기왕 할바에는 좀 규모 있고 알차게, 경북을 대표하는 연등문화축제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경북도에 예산지원을 요청을 했고, 경북도에서도 예산지원에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이해 합니다.
전문가를 비롯해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행정시스템을 겸비한 학교가 이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경주뿐만 아니라 경북을 대표하는 연등문화축제로, 시민과 관광객이 만족하는 알찬 행사를 준비햐겠다는 의욕으로 경북도나 경주시에 예산지원을 요청한 겁니다.”

-경주시가 예산지원에 난색을 표명하자 학교측이 경북도로 가서 예산지원을 요청했고, 경주시는 이를 빌미로, '경북도가 지원을 하면 경주시에서도 하지 않을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데 대해 시의회는 매우 비판적입니다. 이런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경주는 수많은 불교유적을 보유한 곳입니다. 경북에서, 불교 역사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경북도의 지원이 필요하고, 또한 인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경북도 관계부서에 협조를 구했고, 경주시에도 동시에 요청을 했습니다.”

▲ 김근묵 총무처장. 그는 결코 불교행사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동국대경주캠퍼스는 불교 종립대학인데다, 불교계는 나름 사용할수 있는 돈도 풍부할 것이라는게 시민들의 인식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시의회에서는 '불교 행사에 왜 예산지원을 요청하냐?'며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데, 여기에 대한 학교측의 견해는?
“종전 부처님 오신날을 전후해 개최하던 소규모 종교행사정도로 기획했다면 예산지원은 필요없습니다. 소규모 종교적 행사 차원이라면 예산지원없이 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행사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문화축제 행사로 기획된 것입니다.
신라시대의 여러가지 불교상징을 재현하고, 팔관회 등을 재현할 계획입니다. 시민과 관광객이 만족할수 있게 하려면, 어느정도 규모있는 행사가 돼야 합니다.
종교행사가 아닌 역사문화축제의 장으로 승화 하기 위해서는 동국대 혼자서 모두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종교행사가 아니라 경주만의 역사성, 독자적 문화유산인 신라문화를 주제로 하는, 불교행사가 아닌 하나의 문화행사요, 문화축제로 만들겠다는 포부입니다. 학교만의 예산이나 소규모 행사로는 기획한 본래의 의미를 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와관련해 인터뷰에 배석했던 이 행사 실무자인 구경덕 총괄지원팀장이 보충 설명을 했다.
구 팀장은 “경북이 유물과 유적을 많이 보유한 지역이지만,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볼수 있는 행사는 지역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특히 연등행사의 경우 대구, 울산, 진주등지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경북도내 연등행사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해 불교계가 주관해 지역별로 소규모로 산발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경주에서 역사적 배경을 모티브로 경주의 역사문화를 알리고 경북을 대표하는 축제행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딱딱한 의식 중심의 행사가 아니라 시민, 관광객이 모두 참여하는 퍼포먼스 위주의 축제로, 또한 특정 종교색을 지양함으로써 타 종교인도 함께 참여할수 있는 문화공유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서민층에서 해 왔던 연등행사를 재현하고, 형산강의 전설을 모티브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함으로써 볼거리도 제공하고 신라문화와 경주에 대한 정체성도 함께 정립해 보려고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편집자

-경북도에서 예산 지원을 확정하고, 경주시가 1억원을 지원하는 예산안을 확정하더라도, 12월 시의회 정기회에서 본격적으로 예산안을 심사할 때 논란이 될 가능성은 배제할수 없다. 시민들과 시의회에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이 행사는 지역과 함께 하는 학교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기획된 것입니다. 내년 설립 40주년을 맞이한  동국대경주캠퍼스가 경주지역의 역사문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명감에서 기획하고 시작한 사업입니다. 준비단계에서부터 경주지역 각계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경주시의 특성을 반영한 명실상부하게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런 점을 잘 이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평소 학교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 경주시나 시의회, 시민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이 행사에 공감해준 경북도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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