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이 신축중인 영남권수장고가 올해 완공되면 박물관의 새로운 지평을 열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6년 7월 착공한 영남권수장고는 4월 현재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경주 교촌마을에서 월정교(月精橋)와 인왕동사지(仁王洞寺址, 사적533호)를 지나 박물관 방향으로 오다보면 문천(蚊川) 건너 새로운 건물이 눈에 띄는데, 이 건물이 국립경주박물관의 영남권 수장고다.
지하 1층 지상 2층 총9,242㎡ 규모로 개방형 수장고를 포함한 10개의 수장고와 정리실, 사진실, 열람실, 정보검색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완공되면 영남권에서 발견된 매장문화재 60여 만점을 보관할 예정이다.
매년 늘어난 발굴문화재 183만5976점 가운데 48%가 영남권 출토
2016년말 현재 국내에서 발굴된 문화재는 총 180여 만점이며, 이 가운데 89만80점, 약 48%가 영남권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영남권 4개 박물관의 수장고는 대부분 포화 상태로 이미 적정 수용능력을 넘어선 지 오래이며 발굴 기관으로부터 인수해야 하는 문화재도 20여 만점에 이른다.
영남권수장고는 이처럼 급증하는 문화재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신축하게 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010년 박물관 남측의 논밭을 매입하고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발굴 조사를 실시한뒤 2016년 7월 착공했다.4월현재 건물의 외형을 갖추고 기와를 올릴 예정이다.
영남권수장고는 분산되어 있는 매장문화재의 통합 관리 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통해 유물 아카이브를 지향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전문연구자에게는 연구의 편의를 제공하고 일반의 접근성을 높여 다양한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비밀의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문화재의 보존과 관리는 전시와 함께 박물관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전시와 달리 보존과 관리는 보안 및 안전 문제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담당 직원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사전에 출입 대장에 출입자, 출입시간, 목적 등을 기록한 후 열쇠를 받아 2인 이상이 조를 이루어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건립될 영남권수장고는 관람객을 향한 열린 공간을 지향하고 있어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관람객은 개방형 수장고에서 발굴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쳐 이곳까지 문화재가 들어오고, 또 어떤 상태로 보관하는 지 살펴 볼 수 있다. 또한 전문가, 일반인, 학생들에게는 새롭게 발견된 유적과 문화재를 소개하고 아울러 박물관의 숨겨진 역할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의 기능을 하게 된다. .
유물을 담는 공간에서 지식을 담는 공간으로
이곳에 도착한 문화재는 정보 등록과 소독[훈증] 및 재포장을 거쳐 출토지역에 따라 구분된 보관 장소로 이동한다.
아울러 위치기반서비스 등을 응용한 첨단관리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영에 만전을 기하며, 쉽게 검색하고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시 출품 및 문화재 열람에 신속하게 응대한다는 방침이다.
발굴보고서 등 보관 문화재 관련 연구 자료를 갖춘 정보검색실을 설치하여 실물을 열람하며 관련 정보를 살펴 볼 수 있는 매장문화재 지식정보센터로서의 기능도 할 계획이다.
박물관의 새로운 지평
영남권수장고 완공과 함께 박물관의 면적도 2배가 된다.
전시관이 있는 북쪽과 수장고가 있는 남쪽 사이에는 오래전 형성된 자연 골짜기인 옥골이 있다. 옥골 사이에는 관람객이 오고갈 수 있는 다리를 놓을 예정이다.
이 다리에 서면 동쪽에는 선덕여왕릉(善德女王陵)과 사천왕사지(四天王寺址, 사적 제8호)지가 있는 낭산(狼山)이, 서쪽에는 멀리 무열왕릉(武烈王陵, 사적 제20호)과 서악동 오릉(五陵)이, 남쪽에는 불교의 성지 남산이, 그리고 북쪽으로는 신라의 성산, 소금강산이 한 눈에 들온다. 전시에서 보셨던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을 낳은 배경을 조망할수 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