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후보 인터뷰] "경주와 함께...방법은 고민하겠다"
[권영국 후보 인터뷰] "경주와 함께...방법은 고민하겠다"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04.2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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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규정 '최악 후보' 책임 묻지 못한 것 저의 부족함 때문

무소속 권영국 후보는 20일 경주시청에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로서는 마지막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과 같이 요약할수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1000여개 시민단체가 최악의 후보로 선정한 후보에게 책임을 묻지 못해 죄송하다.
경주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린다.
경주와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정치 인생을 계속하는 한 경주와 함께 하겠다는 처음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는 계속 고민하겠다.

불통의 박근혜 정권 및 새누리당 심판을 정면으로 내건 권 후보가 거둔 득표율은 15.9%. 2만253표.
4명의 후보 가운데 3위다.
속을 들여다 보면 ‘선전’이다.
2000년 16대 총선이이후 이번 선거까지 경주에서 치런 6번의 국회의원선거(18대 재선거 포함)에서 야권 후보 득표율 가운데 단연 높은 득표율이다.
 
그의 출마는 2009년 용산참사와 연관되면서 출마선언때부터 개표때까지 선거 전과정에서 경주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노조결성과 해고 등으로 경주와 인연을 맺었던 안강읍은 물론, 선거막판 황성동을 중심으로 용강동, 동천동, 현곡면 등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권영국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일부 운동원들은 ‘이런 분위기이면 당선 될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출마, 득표율에 대한 평가는 지지자와 그렇지 않은 유권자 사이에 엇갈린다.
그중에서도 정종복 후보 지지자들, 김석기 후보의 당선을 반대했던 유권자들과는 더욱 극명하게 상반된다.

그와 함께 선거운동을 했던 운동원, 지지자들은 “경주의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2위 낙선자인 정종복 후보 진영, 그리고 김석기 후보 당선을 반대했던 유권자들은 “권 후보 때문에 최악의 후보가 당선됐다”며 그를 원망한다.
산술적으로는 권 후보와 2위 정종복 후보가 획득한 표의 합계는 1위 김석기 후보가 받은 지지표 보다 2천28표나 많은데서 비롯되는 ‘원망’인 셈이다.

‘기울어진 정치적 세력관계를 바꾸지 않는한, 법과 제도는 잘못된 현실을 고치는 장치가 될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진자들에게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 정치에 뛰어 들었고, ‘소수의 권력자와 정치인들이 독점하던 정치와 권력을 되찾아 진짜 주인인 국민들께 돌려드리기 위해 경주에서 인생3막 정치 인생을 시작한다’던 그는 이번 선거를 어떻게 평가 하고 있을까.

인터뷰는 낙선인사를 다니던 18일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동안 경주포커스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질문과 답변 요약.

▲ 2월24일 경주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하는 권 후보.

-선거를 마치고 어떻게 지내나?
=투표 다음날부터 낙선인사를 다니고 있다. 낙선했는데 감사 인사를 드리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상당한 성원 지지를 보내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제가 가진 생각에 대한 검증도 못한 상태에서 상당한 응원을 보내주셨고, 힘을 모아 주셨기 때문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 (그는 19일까지 낙선인사를 마치고 20일 오전 경주시청에서 낙선 기자회견을 가졌다./편집자)

-출마선언때, 김석기 후보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한 정치혁명의 산파역할을 다짐한다고 했지만, 많은 시민들은 권 후보의 출마선언문 제목처럼 ‘김석기 후보 잡으러 경주에 온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결과적으로는 김석기 후보가 당선됐다. 김 후보 당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석기 후보 당선은 전적으로 지역색. 또는 새누리당에 대한 지역주민의 일방적인 지지가 반영된 결과일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김석기 후보는 경북에서 두 번째로 낮은 득표율로 당선됐고, 경주시선거구 새누리당 정당득표율 56.7%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지지를 받았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정당지지도가 85%까지 나오기도 했고, 역대 당선인들의 득표율을 봐도 결코 좋은 성적이라고 할수 없다.
경주지역의 보수적인 풍토와 환경, 새누리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가 반영된 것일뿐이다.
이번 선거기간동안 김 후보 개인에 대한 비판여론이 많이 형성됐다.
우리가 주장했던 용산참사 책임문제, 논문표절, 민족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 공직자로서 두 번 사임에 대한 무책임성에 대한 해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반성도 없었다. 변명으로 정당화 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있는가하는, 제가 선거전부터 주장한 것이 전혀 달라진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의 당선이 매우 우려스럽다.

▲ 선거운동을 하는 권 후보. 50여일동안 경주를 누볐다.

-정종복 후보 지지자들이나 특히 김석기 후보 낙선을 희망하던 유권자들은 결국은 권 후보 때문에 김석기 후보가 당선됐다고 권 후보를 향해 비판 하는데?
=정종복 후보 캠프쪽으로부터 우회적으로 김 후보를 낙선 시키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아전인수격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제가 없는 상황에에서 통상적인 선거형식이 지속됐다면, 에컨데 김 후보가 갖고 있는 자질의 문제, 행적문제에 대해서 정면으로 비판하고 문제제기를 했을까?
만약 후보자질등을 정면으로 문제제기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했으면 김후보가 적어도 새누리당 정당득표만큼은 기록했을 것이다. .
(김 당선인이) 정당득표율 보다 밑도는 득표를 하고, 경북에서 거의 최저 득표율을 얻은 것은 제가 선거에 제대로 된 의미를 부여하고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경주지역 유권자들이) 김 후보와 새누리당에 대한 문제점을 훨씬 더 많이 알게 됐고 공감한 결과로 생각한다.

다만, 1천개 시민사회단체가 ‘제20대 총선 최악의 후보’로 선정한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최악의 후보 대신에 정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의 생각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선 후 새누리당으로 복당하겠다 정 후보의 생각은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좀더 제대로 된 정치현실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권후보는 20일 지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별도로 언급했다.

“저에게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번 경주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용산참사의 실질적인 책임자인 김석기 후보의 감추어진 진실을 폭로하고,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있는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대구경북’ 심장부인 경주에서 출마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중략) 이곳 경주에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1,000여개 이상의 시민단체가 ‘20대 총선 최악의 후보’로 선정한 후보가 있었음에도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그 책임을 끝까지 묻지 못했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기자회견문)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런말도 덧붙엿다.
“시민사회단체가 최악의 후보로 꼽안던 후보를 추천한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는네 결과적으로 심판이 미흡했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그 과정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수 있는데,적어도 국민의 대표로서 자질이 없음을 갖고 공방 벌였던 부분이, 국민의 대표를 뽑는데 불가피한 과정이자 반드시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대표를 뽑는 성숙한 민주주의 과정이었기를 바란다.”

-15.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출마선언문에서 “단순히 불의한 개인과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총선 출마를 결정한 것만은 아니다. 이번 총선 출마를 계기로, 재벌과 부자 정권에 대한 심판을 넘어 불 꺼진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민주진보정치를 살려내는 밑불이 되고 분열된 시민사회와 노동의 정치를 단결시키는 울타리가 되고 재벌과 부자 정권으로부터 노동자·서민의 권력을 되찾아오기 위한 초석을 닦겠다”고 했는데, 이에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듣고 싶다.

=처음 경주로 와서 선거대책본부를 꾸릴 때 ‘그동안 여러 가지 내부적 이견이나 정파적 갈등으로 흩어져 있던 분들이 최대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동안 많은 이견을 보였던 분들이 대부분 참여해서 이번 선거를 끝까지 치렀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진보진영의 문제점을 일정부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한 선거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정파적 견해가 다른 지역내 모든 노조가 거의 대부분 헌신적으로 참여해서 선거를 지원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내 진보진영을 단결시켜내는 하나의 밑불이 될수 있는 여지, 가능성을 보였다.
다만, 선거이후에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지는 과제로 남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시민사회, 노조 및 관련 단체, 지지자들은 정파적 갈등을 넘어섰다는 측면에서 전국적으로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것이 될 것이다.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

-향후 계획은?
=선거 끝나고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선거에 이후에 저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져 있다는걸 느낀다.
그전에는 경외시 했다면, 선거이후 매우 정중해 졌다. 훨씬 우호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이번 선거가 상당히 희망을 주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희망이 만들어 졌다면 희망을 잘 키워서 성과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과제다.
후보를 통해 상징화 되기도 하지만, 결국은 지역에서 풀뿌리 정치, 시민, 노동자 서민으로 표현되는 실제 주권자, 참정권의 주인, 지역의 주민 시민들이 어떻게 하면 이 사회적 약자, 을들의 정치를 만들어 낼수 있을까하는 고민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후보가 갖고 있는 의미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적어도 후보에 따라서 좌우되는 지역의 정치 환경이 아니라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보완해야 할 점, 미비한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건지, 이번 선거를 제대로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실천적인 계획과 실천 활동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경주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를 시작한다고 했고, 정치를 지속적으로 하는 한 경주를 기반으로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다만 기존에 하던 활동문제를 고려하고 가족들과 숙의해서 결정하겠다. .

20일 기자회견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했다.
“저를 지지해준, 성원해주신 분들에게 어떤일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안겨준 선거였다.
정치에서 구심이 형성됐던 것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자리에서 단정적으로 말씀 드리기에는 선거평가가 다 이루어지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가족들과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그자체가 매우 무책임할수 있다.
다만, 처음 경주에서서 정치출마 결심을 했고, 제가 정치 인생을 계속하는 한 반드시 경주와 같이 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는 계속 고민 할 것이다. 단순히 경주만으로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에 대한 고민과 함께 경주에 대한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 향후에 계속 고민하겠다.“

▲ 20일 경주시청에서 '제20대 총선 후보로서는 마지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주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은?
=많은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린다. 선거기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선거운동은 거의 대부분 저의 취지나 생각에 공감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신 분들이 했다. 선거기간 내내 즐겁고 신명나게 했다.
자기 일처럼 자발적으로 해주신 것은 오랫동안 고여 있는 경주의 정치현실에 대해 이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표출된 과정이 아닌가 싶다.
권력을 좇거나 가진자들의 힘이 되주던 정치, 경주시민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정치가 수십년 지속된데 대한 회의, 문제제기가 이번 선거를 통해서 드러난 것이다.
사람을 중시하는 새로운 경주를 내세운 저에게 희망을 담아서 지지하고 성원한 것으로 생각된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경주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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