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동리 목월 선생 유품 일부만 경주시로 기탁...나머지 수천점은 창고에
[집중취재] 동리 목월 선생 유품 일부만 경주시로 기탁...나머지 수천점은 창고에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01.15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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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 관리 소홀 의문 일어...문학관 측 "전시품만 기탁해 차이 발생"

[=속보] 동리.목월 선생의 유족들이 2006년 경주시 진현동 동리.목월 문학관 개관을 전후해 기념사업회측에 기탁한 양 선생의 유품 수천여점이 지난 10년동안 문학관 창고에 보관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동리•목월 기념사업회측은 지난연말 경주시의회가 유품을 경주시로 기탁하지 않을 경우 2016년에 지급할 거액의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하자  예산 삭감이 확정된 뒤 뒤늦게 유품을 기탁했지만 10년전 기탁받은 유품의 일부만 경주시로 기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종 공문서에서 ‘경주 출신으로 한국 현대문학사의 거목’이라 칭하고, 김동리 박목월 선생의 업적을 기린다며 연간 수억원의 예산을 사용해 온 경주시나 기념사업회 측이  정작 선생의 유족들이 기탁한 유품 관리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동리목월 기념사업회측이 지난 12월15일 경주시로 보낸 유품 기탁 공문의 표지 일부. 기탁한 유품 수량이 기재돼 있다.

▲ 동리목월 문학관 홈페지에 소개한 유품 현황. 경주시로 기탁한 수량과는 차이가 난다. 문학관측은 "전시돼 있던 유품만 기탁했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5일 경주시에 따르면 기념사업회 측은 지난해 12월15일 동리목월 문학관 전시실에 전시했던 선생의 유품을 경주시로 기탁했다. 
경주시와 기념사업회측이 작성한 목록을 보면 동리관 유품 64건 316점, 목월관 유품 42건 970점을 이날 경주시로 기탁했다. 소설집, 도서출판 계약서,시집, 원고등 기념관에 전시된 유품 106건,총 1286점이다.

그러나 이번에 경주시로 기탁한 유품은 기념사업회측이 지난 2006년 동리. 목월 선생의 유족들로부터 기탁 받은 유품의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학관 홈페이지에는 “유족으로부터 기증•위탁받은 저서를 비롯 약 7000여종의 장서와 육필원고를 비롯한 문학자료 1500여점, 생활유품 250여점, 추사•운보•월전 등의 애장품 30여점 등 국내 문학관 중 가장 많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주시로 기탁한 유품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리목월 문학관 관계자는 “지난 12월 경주시로 기탁한 것은 전량 전시관에 전시했던 유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학관 전시실에는 2006년 유족들로부터 받은 유품 중에서 선생님과 직접 관련이 있는 중요한 것들만 전시 했고 이들 유품을 이번에 경주시로 기탁했다"면서 “유품중에서 서적 등 중요도가 떨어 지거나 선생님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은 문학관 창고에 보관해 왔다”고 해명했다.

경주시에서도 유품 수탁을 전후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락 경주시문화예술과장은 “경주시로 기탁 받기전 담당 팀장을 대동하고 직접 문학관을 방문해서 유품 상당량이 문학관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유품의 객관적인 중요성 여부를 떠나 동리목월 선생의 유족들이 기탁한 유품 상당량이 10년간 문학관 창고에 보관돼 왔다는 점에서 관리 적절성 논란도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선생의 유족들이 10년전 기탁한 유품 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대해 이상락 경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지난해 문학관측에서 경주시로 기탁할 유품 목록을 작성한다는 말을 듣고 ‘2006년 기념사업회가 유품을 인수할 당시에 유족과 함께 목록을 만들었다면 그 목록과 유품을 확인 한 뒤 고스란히 경주시로 기탁하면 되는데 무엇 때문에 새롭게 목록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면서 "문학관 운영이 좀 안정화 되면 현재 문학관 창고에 보관중인 유품중에서 경주시가 관리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류하는 등 유품 관리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시가 직접 유품 관리실태를 확인하겠다는 방침 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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