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동리목월 기념사업회 보조금 삭감이유 살펴보니....선생 유품 경주시 기탁여부가 관건
[집중취재]동리목월 기념사업회 보조금 삭감이유 살펴보니....선생 유품 경주시 기탁여부가 관건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01.13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0년간 경주시에 기탁되지 않고 기념사업회 측이 보유...시의회 노력으로 경주시로 기탁

경주시의회가 지난연말 2016년 경주시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동리•목월 문학관을 관리하는 동리•목월 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에 지원하는 경주시보조금을 대폭 삭감한 것은 동리. 목월  선생의 유족들이 기념사업회측에 지난 2006년 기탁한 수천점의 유품이  경주시에 기탁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동리•목월 선생의 유족들은 지난 2006년 3월 동리,목월 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유품 수천점을 기념사업회에 기탁했다.
경주시의회는 연간 수억원의 보조금을 받는 기염사업회가 유품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들 유품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경주시로 기탁하지 않는한 보조금을 지급할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때문에 지난연말 2016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기념사업회에 대한 2억7400만원의 보조금을 삭감했던 것이다.

▲ 동리 목월 문학관에 전시된 각종 유품들. 지난 2006년부터 기념사업회에 기탁돼 있다가 지난해 12월15일에서야 경주시로 기탁됐다
지난연말 이같은 요구를 받은 기념사업회측은 경주시의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 먀지막날이었던 지난 12월14일 경주시로 유픔 기탁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때는 시의회 예결특위가 종료된 후였다.

결국 경주시의회는 기념사업회에 지원하는 문학관 위탁관리 보조금 1억1900만원등 보조금 2억7400만원을 삭감했다.  기념사업회측은 12월15일 공식적으로 동리, 목월 선생의 유족들이 기념사업회측에 기탁한 유품을 경주시로 기탁했다.

이에대해 장윤익 기념사업회장은 “유품 목록을 작성해서 경주시에 도착한것이 지난해 12월14일 오후 4시30분경이었다. 그러나 예산삭감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의회 예결특위는 이미 그 전에 종료한 상황이었다.
13일 경주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에결특위는 14일 오후 2시쯤 모두 종료했다. 따라서 기념사업회 측이 유품 기탁의사를 밝히며 시의회에 온 시점에 예결특위를 다시 열수는 없는 시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곁가지에 불과 할수도 있다.
경주시는 지난해 시의회 정례회가 열린 12월 이전에 이미 기념사업회측에 유족들의 유품을 경주시로 기탁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시의회가 유족들의 유품이 경주시로 기탁되지 않으면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선언하기 이전에 기념사업회측이 자신들이 보유하고있던 유품을 경주시로 기탁했다면 보조금이 삭감되지 않을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장윤익 기념사업회장은 “경주시로부터 유품을 기탁해 달라고 연락받은 것은 11월 10일쯤이었다. 그후 유품을 경주시로 기탁하지 않으면 보조금을 삭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12월에 기탁목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 2006년 3월 문학관을 개관한뒤 2007년 6월까지 경주시가 운영을 했었고,당시 유품들이 전시관에 전시되고 있었기 때문에 유품 기탁문제는 종료된줄 알고 있었다”면서 “지난해 연말 경주시로 기탁해 달라는 말을 듣고 실무자가 목록을 작성하고 서류를 만들다 보니 늦어졌을뿐 유품을 기념사업회측이 소유하려고 고집을 부릴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기탁목록을 만드는데 시간이 빠듯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주시의 설명은 다르다.
이미 지난해 4월21일 2015년 8월1일부터 2017년 7월31일까지 2년간 동리목월 문학관 위탁관리를 담당할 기관(단체)를 공개 모집할 당시부터 유족들의 유품 기탁문제가 공론화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015년7월까지 경주시 문화예술과장을 역임했던 박차양 경주시 창조경제과장은 “위탁기관을 모집할때 선생의 유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소유권을 경주시로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장님과 국장께 보고를 했으며, 당시 문학관 쪽에서는  '만약 우리가 위탁기관으로 선정되지 않는다면 유족들의 유품을 모두 문학관에서 빼내 가겠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그러나 “이런 말은 당시 기념사업회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들은 것은 아니며 그쪽(기념사업회) 관계자로부터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경주시 문화예술과에서도 지난해 10월쯤 이미 유족들의 유품 기탁이 필요하다고 기념사업회쪽에 통보했다고 설명한다.
이상락 경주시 문화예술과장은 “날짜는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지난해 10월 유품 기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담당 계장을 대동하고 문학관을 방문해 장윤익 관장, 박지원 사무국장에게 유품을 기탁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당시 그 자리에는 기념사업회측 인사 1명도 동석했다”고 말했다.
적어도 11월 이전에 유품을 기탁해 달라고 통보했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서 시의회 예결특위 마지막날 기탁목록을 제출했다는 기념사업회 측의 설명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경주시와 기념사업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주시의회가 기념사업회측에 대해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의도적으로 보조금을 삭감해 문학관의 운영이 어렵게 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상당부분 사실과 다른 셈이다.

한순희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장은 “공공의 재산인 동리 목월 선생의 유품을 국비와 도비, 시예산을 들여 건립한 문학관에 전시하면서도, 지난 10년간 경주시로 기탁되지 않고 연간 수억원의 예산을 받아 문학관을 운영하는 기념사업회측이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기념사업회측이 사전에 자신들이 유족들로부터 받았던  유품을 경주시로 기탁했으면 아무런 문제 될것이 없었으며 시의회 예산심사에서 보조금이 삭감될 일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늦긴 했지만 선생의 유품이 경주시로 기탁된 것은 이번에 시의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감시의 사각지대였던 문학관 운영 전반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