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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절대 안전지대, 유언비어가 문제라 했던 전문가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10일 유관기관 대책회의 그 민망한 발언 복기
김종득 기자  |  abc@gj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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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12  21: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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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메르스 확진 소식을 보도하는 방송뉴스 화면.(MBC뉴스 캡처)

고교교사 Y씨(59.남)가 12일 경주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10일 경주시가 개최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Y씨가 3일째 동국대경주병원에 입원해 있던 10일 오후 4시, 경주시 메르스대응대책본부가 개최한 유관기관 대책회의에 참가한 일부 전문가들의 발언이 워낙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취재 수첩을 다시 꺼내본다. 다시봐도 민망하고 기막히는 발언이 빼곡하다.

이날 회의에는 시장, 시의회의장, 경찰서장, 교육장, 소방서장, 동국대경주병원장, 계명대경주동산병원장, 의사회, 약사회, 한의사회에서 모두 10명이 참석했다.

회의가 열리던 당시는, 7일 오후 5시 동국대경주병원에 입원한 Y씨가 1차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 11일로 예정된 2차 검사를 기다리던 때였다.

회의에서 Y씨의 상태에 대해서는 스쳐가듯 짧게 언급됐다.
전점득 경주시보건소장은 여러가지 보고를 하던 중 Y씨가 서울 삼성병원 응급실을 다녀와 격리 입원했으며, 1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뒤 2차 검사를 앞두고 있다고  보고했다.

Y씨는 12일 확진 판정후, 1일부터 4일까지 경주 3개, 포항1곳 병원에서 진료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10일 대책회의에서는, 참석자 그 누구도 Y씨의 동국대 경주병원에 입원하기전까지 행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경주에서는 과연 진료를 했는지, 삼성병원에는 언제 다녀왔는지 등 전문가라면 당연히 관심을 둬야 할 문제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Y씨가 메르스 확산의 진앙지나 다름없는 서울 삼성병원을 다녀왔다고까지 보고 했지만, 그 누구도  진지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이날회의에서는 유언비어 근절 필요성만 강조했다.
"메르스보다 유언비어가 문제" (최양식 시장, 권영길의장)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경주포커스 11일보도, -유언비어 처벌 엄포 이전에 확산원인부터 반성해야]

무슨 대화가 오갔을까?
현장에서 오간 대화록을 살펴보면 글 첫머리에 민망하고 기막힌 발언이 적지 않았다고 했던 이유가 드러난다. 

   
▲ 11일 경주시청에서 열린 유관기관 대책회의.

이동석 동국대경주병원장은 “일상생활이나 학교에서 감염가능성은 별로 없다”면서 “이번주 중으로 (감염환자)가 줄어들 것 같고, 경북은 안전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달라”고까지 했다.

의사단체 관계자의 발언은 한걸음 더 나갔다.
그는 사스와 메르스를 비교 설명하면서 “(메르스는) 쉽게 옮기는 병이 아니지만, 공포심 때문에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어제 (유언비어) '황성동 아줌마 확진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카톡)를 통해 지인들에게 유언비어라고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층들이 솔선수범 해야 한다”면서 “일요일날 동국대 교수들이 포함된 골프행사가 예약돼 있는데, 일부에서는 ‘시국이 이런데 하지 말자’고 하지만, 세월호 같은 추모 분위기도 아니고, 동국대 교수 컨택 해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 주자는 차원에서 하기로 했다”고도 말했다.
이어 “조류독감이 유행하면 삼계탕도 먹고 하는데, 그래야 안심한다”면서 “동국대 교수들과는 공 안친다는 사람이 있었지만 제가 뭐라고 했다(나무랐다는 의미). 우리가 앞장서 안심시켜야 한다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경주는 청정지역이다. 전염될 수가 없다”면서 “여기 계신 기관단체 대표님들도 주윗분들에게 (경주는) 절대 안전하다고 홍보해야 한다. 이렇게 호들갑 뜰일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감염자가 방문한 약국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유언비어인 황성동 아줌마 확진설때문에) 회원 약국 하나가 초토화 됐다. 감염환자가 방문한 약국은 단 한곳도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제작해 약국 출입문에 붙이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의료인은 이렇게 말했다.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 정부를 못 믿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것 보다 의료단체 사람들이 말하면 무게감이 있으니, 의사협회에서 이런 유언비어를 역으로 홍보하는 쪽으로 최대한 노력해야 겠다.”

그러자 유언비어를 차단하는 역홍보를 많이 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맞장구쳤다. 

‘유언비어 차단’에 대한 대화가 그후에도 오랫동안 이어지자 최양식 시장, 권영길 의장은 이구동성으로 “메르스가 문제가 아니고 유언비어가 문제다” 라고 결론짓듯 말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날 대책회의는 시간만 허비한 셈이 되고 있다.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그토록 유언비어라고 강조 했지만, Y씨의 거주지는 황성동이었고, 실제로 ‘황성동 아줌마 확진설’에서 거론된 병원(이운우내과)에는 Y씨가 지난 1일 진료차 방문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12일 한 네티즌은 “유언비어에서 ‘아줌마’를 ‘아저씨’로 변경하면 모든 사실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며 유언비어 차단에 열을 올린 경주시나 경찰을 꼬집기도 했다.

“유관기관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 시민들이 안심할 것”(최양식시장) 이라며, 이른바 지도층 인사라고 자처했던 지난 10일 유관기관 대책 회의 참석자들은, Y씨가 확진을 받은 이 순간에도 여전히 “메르스가 문제가 아니고 유언비어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불과 이틀전만해도 전문가를 자처하며 “경주는 절대 청정지역”이라거나 “안전지역이라는 점을 홍보해야 한다”고 했던 의약분야 전문가들은, 지금 이 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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