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차 기록] 사라재 넘어 무장봉으로 향하는 명품 둘렛길
[제22차 기록] 사라재 넘어 무장봉으로 향하는 명품 둘렛길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5.03.19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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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차 둘렛길 탐사

▲ 제22차 구간(붉은 색 상자)

▲ 위 사진속 구강서원에서 경계까지는 차로 이동했다. 나머지는 도보이동.

▲ 위성사진, 위쪽이 출발지점. 아래 붉은색 그림은 이동구간 고도표시.
일시 : 2015년 2월28일 (토)
날씨 : 흐림
이동구간 : 강동면 왕신리-대송면 홍계리 경계~망뵈봉~시루봉~무장봉입구~암곡동
이동거리 : 15.5km (6시간15분)
참가자 : 22명


2015년 2월28일 제22차 둘렛길 탐사에는 22명이 참가했다.
새봄, 겨우내 움추렸던 온갖 생명체들이 새기운으로 움트듯, 둘렛길 탐사 참가자도 새봄이 되면 일시적으로 이처럼 증가한다.

황성공원을 출발한 버스는 30분남짓 지나 강동면 왕신리 운곡서원을 지난다.
시내를 연결하는 대중교통은 여기까지만 운행하고 회차한다.

▲ 출발지점에서 참가자 전원.
운곡서원과 왕신3리 마을회관까지 1.4㎞ 거리, 그러나 버스의 왕래는 없다고 한다.
답사길에 만난 이 마을 어르신들은, 언론에서 이런 문제를 꼭 짚어달라신다.
둘렛길 탐사를 하면서 경주 구석구석 오지 마을에 사는 분들의 교통불편은 어디랄 것 없이 비슷했다.
연세드신 어르신들이 꽤 먼 거리를 걸어야 하는 수고를 감내하거나 하루에 고작 네댓차례 운행하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불편은 곳곳에서 목격됐다.
경주시에서 매년 시민의 세금 수십억원을 버스회사에 지원하지만, 수십년동안 이어진 오지마을의 불편은 별로 개선되지 않은 듯 했다.

버스는 운곡서원, 왕신리 마을회관을 지나 산길을 오른다.
경주시 강동면 왕신리와 포항시 대송면 홍계리, 장동리까지 이어지는 임도.
자동차 한 대는 너끈히 다닐만한 길이다.
그 길을 올라 포항시와 경주시의 경계지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 출발지점 산길.
포항시에서 세운 안내판은 왕신3리(속칭 사라마을)에서 경계까지의 거리가 1.7㎞로 기록돼 있다.

길은 좁고 제법 가팔랐다.
출발지의 해발고도는 167m에서 사라재(303m)를 지나 해발 447m의 망뫼봉(447m)까지 거리는 약 3.3㎞.
바닥에 낙엽 수북하게 쌓인 좁은 산길...
가끔씩 제법 숨이 턱까지 차게 하는 오르막도 한두곳 만난다.

 

9시25분 경계를 출발한지 1시간 20분을 걸어 망뫼봉에서 한숨을 돌렸다.
망뵈봉은 나무에 걸린 표식이 전부다.
운제산, 토함산을 바라볼수 있다고 해서 망뵈봉이라고 했다는 전한다.

 
망뵈봉에서 시루봉(502m)까지 거리는 약 1.4㎞.
30분에 다다를 만큼 길은 어렵지 않았다.
경계 출발지에서 시루봉까지의 거리는 약 4.7㎞ 거리다.

▲ 명품길.

▲ 4륜 바이크의 상처가 뚜렷하다.

시루봉을 지나 무장봉을 향한다.
시루봉을 막 지나자 500m 급 평지가 이어지고 길은 말그대로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그 길엔, 레저용 4륜 바이크들의 흔적이 사납게 남아 있었다.
굴은 바퀴자국에 흙은 곳곳이 깊게 패여 있었다.
자연도 아끼고 레포츠도 즐긴다면 얼마나 좋을까...아쉬운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4륜바퀴의 생채기만 없다면 이길은 말 그대로 명품길이었다.


▲ 무장봉의 넓은 억새.
이윽고 무장봉 초입,
억새밭에서 인기척에 놀란 꿩한마리가 하늘로 날아 오르며, 둘렛길꾼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이내 무장봉을 향하는 넓은 길과 마주한다.
왼쪽으로 가면 무장봉, 오른쪽길은 암곡동 방향이다.

동대봉산 무장봉이 눈앞에 아른 거리지만, 포항과 경주를 구분짓는 둘렛길은 거기까지.
무장봉은 제23차 가는것으로 남겨 두고 암곡동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평탄한 하산길은 제법 지루하고 길다.
그 지루함은 무장사지가 달래주었다.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병기와 투구를 매장한 곳이라는 뜻으로 ‘무장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절이다.
병기가 필요없는 평화스러운 시대를 열겠다는 문무왕의 결연한 의지가 이 절을 창건하는데 큰 힘이 되었고, 또한 절 안에 3층석탑을 세우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한다.
깊은 산중에 위치한 절이지만, 절터는 꽤 넓다.

▲ 아미타불조상사적비앞.

▲ 삼층석탑을 둘러보며..

 
그곳에 보물 제125호 아미타불조상사적비, 보물 제126호 삼층석탑이 있다.

절 이름이 무장사였던 것을 알려준 비석, 아미타불조상사적비의 귀부는 용모양, 두 마리 거북이의 등에 비를 받치던 둘레에는 12지신상을 조상해 두었다.
신라 소성왕의 왕비인 계화부인이 소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아미타불상을 만들어 무장사에 모신 내력을 새긴 것이라고 한다.
비의 조각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조각들을 참고해 만든 비신은 2011년 복원한 것이다.

탑은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전형적인 신라석탑의 양식이다. 원래 무너진 채 깨어져 있었던 것을 1963년 일부를 보충하여 다시 세웠다고 전한다.

▲ 암곡동에는 미나리와 삼겹살을 파는 음식점들이 성업중이다.
무장사터를 내려오자 암곡동 마을 입구는 주차장이 잘 정비돼 있다.
억새가 유명한데다 드라마 선덕여왕 방송이후 더더욱 유명세를 타면서 가을이면 발디딜 틈 없을 정도 많은 등산객이 몰린다.
온갖 음식점들이 성업을 하고 있었다.
향긋한 봄미나리와 삼겹살로 22차 둘렛길을 마감했다.
총거리 15.5㎞ 6시간 10분을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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