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축구중계, 보는 맛보다 듣는 맛!
[시민기자] 축구중계, 보는 맛보다 듣는 맛!
  • 김수현 시민기자
  • 승인 2014.01.03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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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 축구보기

 

[시민기자가 쓴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현재 간디고등학교 재학 중인 18세 김수현 이라고 합니다. 제가 해보고 싶은 스포츠기자를 위해서 시민기자 활동을 해보려고 글을 쓰게 됐습니다. 지금은 축구에 대한 모든 것을 주제로 글을 쓸 계획이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주제로도 여러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현재는 새해 1월3일, 저기 멀리 있는 대륙에서 유럽인들은 축구를 즐기고 있다.
곧 다가올 브라질 월드컵도 지구 반대편에서 진행된다. 물론 대한민국도 참가한다. 우리는 이 먼 곳에서 하는 축구를 함께 즐기기 위해 TV 중계를 본다. 직접 축구 경기장에 간다면 해설이 필요 없다. 경기장 안은 흥분된 분위기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브이 중계를 본다면 그 생동감은 새발의 피다.

직접 보는 것과 티브이로 보는 것 사이에 다른 점 중 하나는 해설이 있다는 것. 경기장에 가면 앞자리 뒷자리 불문하고 광분하신 아저씨들이 욕을 퍼부으시며 해설을 해주시긴 한다. 하지만 그 해설과는 다르다. 경기장에 가지 않은 또는 못한 사람들을 위해 생동감을 전해 줘야한다. 그 것이 중계 팀에서 해야 할 가장 큰 일이다.

국가대표가 평가전을 할 때면 공중파에서 웬 일로 축구중계를 해준다. 그 때마다 왜 그렇게 잠이 오는지 모르겠다. 그 해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평을 하는 것을 보았다. 연세가 좀 되신 두 분께서 해설을 하는데 어찌 그리 침착할 수 있을까. 마치 축구라는 책을 보며 읽어 주는 듯했다. 옆에 있던 아버지께서
“아후... 점마들은 와 저래 해설을 답답하게 하노!”
라고 하시는 데 매우 공감을 느꼈다.
 

▲ 박문성 해설위원, 배성재 캐스터 <김수현>
한국 축구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도 비슷한 말들을 한다.
그 때 문득 EPL(영국의 축구 리그)을 중계하는 팀 하나가 떠올랐다. 그 사람들 중계가 재밌었는데!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중계 팀이었다. 바로 박문성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이다. 이 둘이 해설을 할 때는 정말 진심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말투부터 매우 상기돼있고 농담도 중간에 던지며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해준다. 박문성 특유의 감탄사 ‘오~잇! 예...’하는 소리는 중계를 보는 많은 이들을 함께 흥분케 해준다. 인기가 많은 비결이 아닐까 싶다.

한국 축구 해설위원 중 흥미로운 사람이 있다. 별명은 '가레스상윤', 이상윤 해설위원이다. 그는 목소리가 매우 컬컬하고 목에 무언가가 끼어있는 듯해서 별명이 '가레스상윤'이다. 목소리 때문에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도 중계할 때 매우 진정성이 느껴진다. 정말 축구에 빠져서 마치 관중이 된 것 처럼 신나서 해설을 한다. 하지만 목소리 때문에 사람들에게 많은 외면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이상윤의 특유의 말투 ‘완~벽했어요!’ 라는 말을 들으면 속이 시원해진다. 듣는 사람으로서 한국 축구 중계에 새로움을 선사 한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해설위원들도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먼 나라에서 하는 새벽 경기는 절대 못 볼 것 같다. 재미없는 해설의 특징은 매우 침착하거나 목소리가 낮고 조용한 것이다. 잠을 잘 못 참는 나로서는 정말 못 보겠더라. 안 그래도 잠 오는 새벽인데 안 자고 버티기 참 힘들다. 새벽이 지나고 그 날 아침 인터넷으로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면 댓글에는 온통 해설을 욕하는 말들 뿐이다. 여기서 또 많은 사람이 문제를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스타크레프트 중계진 김태형, 전용준, 엄재경<김수현>
어느 날 거실에 시끄러운 중계소리가 들렸다. 형이 거실에서 e스포츠라는 게임 스포츠인 '롤'을 보고 있었다.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보는 게 그렇게 재미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롤'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고 그냥 형이 채널을 틀어 놓아 같이 봤다. 근데 이상하게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해설자들이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로 소리를 지르며 해설을 하는 것이다. 이 것을 어릴 적 '스타크레프트'를 중계할 때 본 것이 생각났다. '이거구나!'싶었다. 중계는 저렇게 하는 거구나. 축구를 매우 좋아하는 나는 축구해설도 저렇게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소리를 지르면 관중들도 함께 흥분하고 소리를 질렀고 그 순간을 더욱 짜릿하게 하는 것은 해설이었다. 듣는 사람도 흥분케 하는 그런 해설이 진정 생동감을 전해 줄 수 있는 해설이 아닐까.

한국은 정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스포츠가 축구다. 그래서 우리는 축구를 좀 더 즐겁게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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