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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별곡 -5- 바람곳현대적인 감각과 전통의 만남
김희동 기자  |  press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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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19  19: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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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하순, 봄바람에 기온이 뚝 떨어지고 간간이 빗방울까지 흩날린다. 예년에 비해 쌀쌀한 날씨지만 그래도 여행자들의 발길은 경주를 찾고 있다. 벚꽃이 지고 난 자리에 노란 유채가 봄의 한가운데서 바람에 몸을 맡기고 물결을 이룬다. 봄바람이 참 좋다.

안락하고 깔끔한 여행자 숙소

   
▲ 바람곳의 포인트는 'Red' 다. 빨간색 철제의자와 빨간색 현관 프레임이 눈에 띈다.

바람곳은 여행자들의 쉼터다. 박준석 대표(32)는 바람처럼 옮겨 다니는 여행자들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는 의미로 바람이 머무는 곳 ‘바람곳’으로 정했다.

‘경주총포사’자리라고 하면 경주사람들은 황오동 어디쯤인지 금방 떠 올릴 수 있을 것. 작년에 공사를 시작해 6월에 오픈했다. 회색의 콘크리트 건물에 빨간색 창문틀에서 유럽풍의 건물을 느끼게 한다.

경주역에서 10분거리,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20분 거리, 가까이 버스정류장과 자전거 대여점이 있으니 최적의 게스트하우스 명당자리다. 사통팔달이라고 했던가. 이곳에서는 경주의 모든 관광명소가 연결된다.

빨간 프레임의 현관문을 밀고 들어서면 조도를 낮춘 불빛에 눈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천정에는 한지로 만든 사각형과 둥근 전등이 달려 있고 한옥의 서까래 느낌을 나게 천정에는 원목을 가로 질러 놓았다. 외부는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인데 내부는 우리의 고풍스러움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준다. 신발을 벗고 실내를 들어서면 먼저 깔끔한 주방과 한옥 대청을 연상하게 하는 공동거실이 나온다.

   
▲ 호스트의 배려가 돋보이는 1인 샤워장.
1층은 남성 게스트, 2층은 여성게스트를 위한 구역으로 나눠 놓았다. 다른 게스트하우스와 차별을 두었다면 화장실이 도미토리 안에 없다는 것이다. 화장실과 욕실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건물 한쪽으로 밀어 놓았다. 4개의 화장실과, 화장을 할 수 있게 거울과 드라이기를 따로 준비해 두었고 그 옆으로는 문인 달린 1인 샤워장이 5개 설치되어 있다. 낯선 사람에게 알몸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여성들의 취향을 고려해 개인공간을 정해주면서 또 공동구역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그리고 이곳의 ‘화룡정점’이라면 청결하고 편안한 침대다. 뽀얀 시트에 몸을 묻으면 그대로 꿈나라로 빠져 들것 같은 뽀송뽀송한 침구들은 여행의 피로를 한방에 날려 버린다.

소반을 펴고 이야기하기 좋은 곳

   
▲ 낯선이들의 대화가 정답다.
저녁이 즐거운 곳, 게스트하우스의 참 멋은 낯선이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바람곳’의 밤을 밝히는 한지등의 은은한 불빛아래서 친한 친구들과 전통찻집에 온 듯 여행자들은 담소를 나눈다. 거실 한편으로 크기와 모양이 다른 소반들이 ‘동개져’(경상도 사투리-포개져)있다. 방학시즌과 달리 봄시즌의 여행자들의 이야기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20대 중반을 넘어 서른즈음의 그들이 유년시절 공깃돌놀이를 하듯 실뜨기,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하듯 작은 소반을 중심으로 모여 앉았다.

김난도 교수는 불안한 미래와 외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수많은 청춘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청춘공감, 세대공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게스트 엿보기 - 흔들리는 청춘, 그래서 아름답다.

성장통은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성장통을 겪는다. 그것은 다음 세대로 나아가기 위한 통과의례다. 학교라는 테두리안에서 학생으로 신분보장을 받다가 사회로 나갈 때쯤이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흔들리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참 많고 다양하다. 그래서 ‘김미경 신드롬’이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유명 멘토들의 메시지를 제쳐 놓고 감히 한마디 한다면 “여행을 하라, 여행에서 답을 얻으라” 고 말하고 싶다.

 

   
▲ 바람부는 경주에서 1박2일! 왼쪽부터  김유경, 박세희, 장현진씨
경주에서 희망을 읽다

영남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장현진(23), 김유경(24) 박세희(23) 등 세명의 여학생은 바람부는 경주를 돌아다닌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대학졸업반으로서 희망보다는 절망이라는 단어가 더 까갑게 느껴진다는 그녀들. 여행지에서나마 학점, 토익점수, 취업걱정을 내려놓고 경주와 봄바람나고 싶다며 해맑게 웃었다지만 마음 한구석이 짠했다.

세희: “보문호를 보면서 크게 고함을 질러보고 가슴을 젖혀 바람도 실컷 맞아서 그런지 몸이 으슬으슬 감기기운이 있는데 게하에 돌아오니 주인장 오빠가 따뜻하게 맞아주고 실내가 아늑해서 피로가 확 풀려요.”

현진: “건물의 컬러감이 좋다. 강렬한 레드가 여행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대형스크린과 마루의 질감이 좋다”고 전공적인 안목에서 말을 이어갔다.

유경: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다 조식이 참나서 이곳으로 결정했다”면서 “오늘 밤 날씨만 좋았으면 안압지를 가봤을텐데 추워서 감기들까봐 못갔다”며 아쉬워 했다.

알면 알수록 신비한 도시

제약회사 직원인 정희준(32)씨는 경기도 용인에서 경주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하자 제일 위에 뜨면서 후기글을 보고 이곳 바람곳을 선택했다. 세 번째 방문하는 경주지만 타 관광도시에 비해 품격이 있고 볼거리가 많아서 고민하지 않고 출국 전 마지막 여행지로 경주를 선택했다. 5월에 에리조나주로 사업용 비행기 자격증을 따기 위해 출국한다. 도전하는 청춘이 부럽기만 하다.

“경주는 알면 알수록 신비한 도시다. 고귀하고 아름다우면서 다른 관광도시에 비해서 품격 이 았다. 첨성대앞 을 가장 좋아하는데 고분들의 능선과 멀리 산의 능선이 묘한 매력을 준다”며 웃었다.

백수 끝~ 내일은 당당한 사회인

장창민씨(31)는 오랜 기간 취업을 준비해 왔다. 다음 주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전국일주를 다니기로 마음먹고 자가용으로 군산, 담양, 남원, 보성, 남해를 거쳐 경주에 도착했다. 내일은 도미토리를 함께 쓰는 청년들과 대전으로 떠나기로 했다. 대전에는 대학시절 친구가 있어 친구도 만나고 나홀로 여행의 마침표를 찍을거라고 한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자유’입니다.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마지막 백수시절의 자유를 맘껏 누릴겁니다.” 라며 착한 웃음을 지었다.

참 반듯하게 자란 듯 엄친아의 분위기가 은근히 풍기는 성실한 청년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호스트이야기 - 박준석 대표

   
▲ 박준석 대표는 오랜 여행경험을 바탕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여행자들에게 배우면서 또 멘토가 되고 싶어요”

바람곳의 호스트 박준석씨는 서울에서 컴퓨터게임 프로그래머로 4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남들과 다르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고민을 했다.

획일화된 욕망과 기대치를 넘어서 뭔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전국을 비롯해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여행자들의 얼굴은 서울에서 본 직장 동료들의 얼굴과 사뭇 달랐다. 충분하지 않은 경비로 배낭여행을 다니면서도 그들의 삶은 충만했고 행복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모든 욕심을 버리고 고향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것.

생각 없이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떤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도 우리는 여행을 생각하게 된다.

박 대표는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면서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경주를 알아가는 곳 외국인들에게는 우리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별히 대청을 만든 것은 서로 등을 돌리고 이야기를 하다가도 옆 좌석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면 소반만 돌리면 공동의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마루를 선택했다.

게스트하우스 이용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다. 그래서 박대표는 마음을 열고 젊은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형님처럼 사회 선배로서 공감하며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

박 대표는 “경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잠시 떠나 있었던 경주기에 더 새롭게 느껴진다”면서 “여행자들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기 위해 신라사 공부를 시작했으며 또 문화해설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시간을 내어 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 꼭 한 사람 있다

   
▲ 왼쪽부터 정병욱씨와 정인성, 장창민씨.
‘복불복’. 도미토리에서 누가 옆 침대를 위층을 사용하게 될지 심지뽑기를 하듯 설레임과 함께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물론 그 열쇠는 호스트가 정해주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

마흔을 넘긴 주부 기자가 늦은 밤 청년들의 침실을 찾아가 불쑥 인터뷰하자고 말을 꺼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때는 호스트의 도움이 간절하다. 바람곳의 호스트의 배려로 인터뷰를 핑계로 피가 뜨거운 청년들의 도미토리를 습격했다.

게스트하우스에는 꼭 재밌는 여행자가 한,두명 있기 마련이다. 광주에서 온 정병욱(28)씨와 정인성(20)일행, 충남 예산에서 온 장창민씨(31), 용인에서 온 정희준씨(32)가 오늘밤 한방을 같이 쓰며 만리장성을 쌓게된다.

정병욱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따님있으세요?”

딸바보라면 대한민국 첫손가락에 꼽히는 기자는 휴대폰을 꺼내 두 명의 딸을 소개했다. 아니 자랑했다.

“와우, 엄마하고 안 닮았네요.”

늘 듣는 말이기에 딸들이 엄마보다 더 예쁘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두 명이 정씨에다 또 일행이라고 하기에 형제냐고 물었다.

“기자님은 김미화씨(개그우먼)랑 자매세요? 성이 같다고 다 형제는 아니죠.”

점점 병욱씨의 입담에 말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윤동주 시인 좋아하세요?”

뜬금없이 윤동주 시인으로 대화를 옮긴다.

“알죠, 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인”

“그럼, 뭔가 떠오르지 않으세요?”

‘아 맞다’ 정병욱이라면 일제 강점기 연희전문 시절 윤동주가 2년 선배로 둘은 하숙방을 함께 쓰며 문학에 대해 고민하던 절친한 문우였다. 또 윤동주의 육필 원고를 보관해 세상에 빛을 보게 했다. 그리고 오늘 내 앞에 앉아 있는 조금은 객기로 충만한 청년 정병욱씨는 동명이인으로 아마도 이름에 꽤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했다. 윤동주 시인의 시 세계를 비롯해 정병욱씨 생가 이야기까지 좀처럼 끝을 맺지 못하고 경주의 밤하늘을 표류하고 있었다.

시계 바늘이 9시 50분일때 1시간의 대하소설 같은 인터뷰를 마치려 하자 “벌써 인터뷰를 마치냐며” 기자를 붙잡는다.

“10시에 울 딸래미가 야자를 마쳐서 데리러 가야 해서요.”

딸 핑계를 대고 서둘러 자리를 일어났다. 젊은이들과의 대화는 새로운 활력은 준다. 사는 곳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그들이 오늘 밤 더 많은 이야기로 여행의 즐거움을 채우길...

 
   
 
안내

주소: 경주시 황오동 287번지

전화: 054-771-2589

체크인 오후 3시부터 오전 11시

주중 주말 .객실 구분없이 2만원 통일(열쇠보증금 만원)

1층 남자 객실, 2층 여자객실 도미토리 4인실, 6인실

자전거가 3대 있는데 잠깐 다녀오는데 필요한 사람들은 빌려준다.

홈피: www baramgot.kr

조식으로 시리얼, 식빵, 우유, 음료수, 계란, 차 종류가 제공되며 쌀과 음식을 갖고 오면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 대신 냄새 많이 안 나는 걸로 부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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