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식당 -3 경상도 추어탕
으뜸식당 -3 경상도 추어탕
  • 김희동 기자
  • 승인 2013.03.22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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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토종 미꾸라지만 사용하는 정직한 추어탕(鰍魚湯)

▲ 경상도 추어탕의 상차림
진짜 토종 미꾸라지만 사용하는 정직한 추어탕(鰍魚湯)

경상도 추어탕 집(사장 김복남)은 15년 전 경주시 남산 탑동에서 외조모와 어머니가 함께 기사식당을 열었다. 미꾸라지가 많이 나는 7월부터 11월까지 추어탕을 끓여 내자 외조모의 추어탕 맛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많이 찾았으며 추어전문식당을 확장해 8년 전 동천동으로 이전해 그 손맛과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경상도추어탕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초가지붕이 주는 토속적이고 서민적인 푸근함이다. 지난 가을 초가지붕을 개량 기와로 바꿨다. 손님들은 돈을 많이 벌어 기와로 바꿨다고 우스개소리를 하지만 또 다른 숨은 이야기가 있다.
매년 초가를 잇는데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초가를 잇는 기술자도 구하기 힘들었다. 특히 비가 오면 초가에서 누런 물이 뚝뚝 떨어져 손님들 옷이 변색되는 일이 자주 발생해 지난 가을에 개량 기와로 바꿨다고 한다. 지붕의 모습에도 세태가 묻어나는 셈이다.

하루 150그릇만 판매하는 영업 철학

입구 안내판과 메뉴판에는 ‘하루 150그릇만 준비 합니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토종 미꾸라지만 사용하다보니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아 그 이상 양은 서비스하지 못한다고 한다. 보양식으로 인기가 좋은 여름이나 가을에는 서둘러야 한다. 며칠 전 봄비가 내리는 날에도 물량이 일찍 떨어져 손님들이 맨입으로 돌아갔다.

추어는 미꾸라지의 표기다. 전국의 하천·못물 등에 서식하는 민물고기이며 7~11월이 한창이다. 추어탕은 여름철과 미꾸라지가 가장 살이 찌고 맛이 좋은 가을철에 보신용으로 많이 먹는 음식이다.

경상도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해감하고 끓이는데 전통방식 그대로를 고집한다. 경주 인근의 논과 경북의 골짜기를 찾아다니면서 마을 사람들이 직접 잡은 미꾸라지를 매집해와 고무통에서 3일가량 여러 번 물갈이를 한 후 미꾸라지를 그릇에 넣고 소금을 뿌려 뚜껑을 덮어둔다. 그러면 서로 비벼서 거품과 해감을 토하는데, 이것을 거품이 안날 때까지 여러 번 씻은 후 폭 고아낸다. 다 고아지면 도드미(구멍이 큰 체)에 건져 주걱으로 으깨어 살을 받는다. 이것을 다시 미꾸라지 삶은 국물에 넣고 간장·고추장·후춧가루로 간을 하여 얼갈이배추 데친 것과 숙주 등을 건더기로 넣고 다시 끓인다. 이 모든 과정은 아버지 노민식씨(63)가 맡고 있다.

경상도 추어탕 맛은 듬뿍 갈아 넣은 미꾸라지살에 조미료를 쓰지 않아 진하면서도 담백하다. 여기에 봄나물, 오이무침, 갈치구이, 굴, 배추 겉절이, 깍두기, 두부무침, 풋마늘 무침, 미역무침, 호박볶음, 얼갈이 솎음배추 겉절이 등 10여 가지의 밑반찬은 간이 심심하면서 정갈해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식당밥에서 느낄 수 없는 공기밥도 그릇 가득 나와 한 번 더 후한 인심에 흐뭇해진다.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노도근 점장과 딸 예주양
인터뷰 - 노도근 점장

3대를 이어가는 손맛, 경주 향토음식으로 강추!

노도근 점장(36)은 부모님을 도와 10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추어탕에 전문성을 주기 위해 서울에 있는 홍보업체와 자료를 수집하고 전문가들에게 고증을 얻어 홍보에 주력하면서 경상도추어탕을 지역의 특색 있는 향토음식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꾸라지는 어디에서 구해 오는가?
“1년에 4~5톤 정도의 미꾸라지가 필요하다. 국내 미꾸라지 수요량의 96%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고 자연산 미꾸라지가 양식 미꾸라지보다 2배 정도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어도 가능하면 우리지역에서 나는 미꾸라지를 쓰려고 노력한다. 토종미꾸라지가 나는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물량이 부족해 경주의 내남, 산내, 현곡, 양북, 양남, 안강 뿐만 아니라 상주, 울진, 포항, 강진, 함평, 나주, 장성, 서산, 태안 등 전국의 미꾸라지를 사용한다.”

-원산지표시 우수 음식점으로 선정됐던데...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서 수산물 원산지표시제를 잘 지키고 있는 음식점을 우수 음식점 을 전국 46곳을 선정했다. 경북에서는 ‘경상도추어탕’과 3곳이 선정됐다. 또 국립 농산물 품질 관리원서 쌀, 배추, 마늘, 김치, 돼지고기 등 원산지표시 우수 음식점으로도 지정을 받았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고객에게 좋은 재료와 정직한 식자재를 사용한 것인데 인정받아 기쁘다.”

-경상도추어탕의 브랜드화를 추진한다는데?
“드라마 대장금이 붐을 입어 궁중요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우리 음식의 세계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별채반을 운영해 향토음식을 알리고 있다. 사실 인터넷에 추어탕을 검색하면 경주의 ‘경상도추어탕’이 제일 위에 올라온다. 서민들이 가정에서 즐겨 먹었던 추어탕을 국·외적으로 브랜드화 하는데 지자체가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 추어튀김
주소:경주시 양정로 219                   전화:054-748-0300

메뉴는 추어정식 1만원으로 추어정식을 하루 150인분 한정판매하며 포장가능하다. 추어정식+추어튀김 2만 6천원, 추어튀김(小 만원, 大 2만원), 추어탕수 2만 5천원, 흑돼지철판구이 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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