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민박 외국인전용 모도리네
도시형 민박 외국인전용 모도리네
  • 김희동 기자
  • 승인 2013.03.15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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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게스트하우스 별곡

▲ 햇살이 좋은 모도리네 마당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일터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느끼는 안도감...그리고 모든 일을 끝내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의 편안함과 익숙함은 내일의 에너지를 준다.
출퇴근 시간이 길고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집이 ‘여인숙’ 취급을 당해도 재산적 가치의 척도가 되기에 우리나라 사람은 집에 목숨을 걸고 평생 내 집 장만하는데 올인 한다. 집은 바로 육체와 영혼의 안식처며 문화적 의미까지 담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영악해”라는 말을 한번이라도 해 본 적이 있다면 이제 우리도 ‘영악하고 치밀한 중년’이 되어 보자. 지난 가을 서울 출장길에서 큰 가방을 등에 지고 다니며 늦은 시간 잠자리를 찾아 모텔을 전전한 경험이 있다. 그때 게스트하우스를 알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진짜 내 집처럼 머물 수 있는 곳

▲ 한없이 자유로운 공간의 2층집모도리네 전경
3월 신학기가 되면서 경주의 게스트하우스는 모처럼 휴식기를 맞았다. 4월 중순쯤 벚꽃이 필때면 경주의 게스트하우스는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된다.

모도리네는 여행자들에게 내 집 같은 친척집을 찾아 온 것 같은 친근감을 준다. ‘모도리’는 빈틈없고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는 순 우리말이다. 주인의 희망을 담은 집이다.

미혼의 박찬석씨은 오로지 게스트하우스를 하기 위해 2011년 10월 서울에서경주로 이사왔다. 성건동의 2층집을 구입해 5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4월에 오픈했다.
주인의 정성이 묻어 나는,작은 마당이 있는 외국인 전용 게스트하우스다. 언니 집에 놀러 온 것 같은, 여동생네에 잠시 다니러 온 것 같은 포근함과 정갈함을 준다.

대문에 커다랗게 달린 빨간 우체통에서 주인이 누구일까? 이야기가 참 많을 것 같은 호기심이 인다.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먼저 지인이 선물한 나무로 만든 의자와 탁자가 손님을 반기며 잠시 앉기를 기다린다. 이곳에 앉아 골목을 가만히 햇살을 즐기며, 지나는 행상들의 스피커 소리, 자전거 바퀴 굴러 가는 소리, 길고양이 담 넘어 가는 소리를 들으며 여행의 여유를 누리고 싶다.

여행은 크게 마음먹어야 한번 떠날 수 있는 것, 가족이 함께 가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모도리네와 같은 숙박시설을 알고 있다면 어느 날 문득 주말을 이용해 떠나고 싶을 때 혼자 아니면 부자, 모녀, 자매만으로 구성해 여행을 떠나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여성 호스트가 운영해서인지 모도리네는 여성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1층에 6인실 도미토리, 온돌로 된 더블룸과 주방과 거실, 호스트 룸이 있고 2층에는 4인실 도미토리가 2개 있다. 이곳만의 자랑이라면 아침으로 제공되는 빵과 잼은 박 사장이 직접 만든 수제 빵과 잼이다. 그 중에서 곡물로 만든 빵은 외국인 여행객들 입맛에 잘 맞아 인기가 좋다.

 

인터뷰 - 박찬석 사장

“관광 일선에서 우리 문화를 알리고 싶어요”

박찬석씨(40)는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사계절 출판사에서 출판 관련 일을 했다. 직장을 다니며 외국에 다닐 기회가 많았고 그때마다 숙박시설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다. 서른 즈음에 회사를 그만두고 런던에서 1년간 영어를 익혔다. 주변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외국의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 준비를 했다.

게하를 운영하면 모든 것이 주인장의 손을 거쳐야 하기에 ‘모도리’라는 이름처럼 손재주를 발휘해 목공기술과 사진, 제과를 배웠고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에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현재는 자수와 규방공예을 배우고 있다.

▲ 주인장 박찬석씨.모도리네를 동화같은 이야기가 많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서울에서 경주까지 와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된 동기는?
“서울에서 대학공부와 직장생활을 했지만 대구에서 태어났고 또 중고교시절은 울산에서 보냈다. 학창시절 경주를 자주 놀러 왔는데 경주가 어느 도시보다 친근감이 들었고 관광도시기에 경주를 선택했다.”

-어떤 게스트하우스로 만들어 가고 싶은가?
“아직 미혼이기에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이곳을 찾았을 때 친척집을 방문한 듯 편안함을 주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욕심이라면 이곳에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게 수공예품과 유기농 음식을 만들어 판로를 개척하고 싶다. 작년에 과일을 이용한 잼을 만들었는데 복숭아, 살구, 산딸기, 자두, 오디, 밤 등 반응이 좋았다. 시간과 정성, 노력이 들어가는 일을 찾아 볼 계획이다.

-인기 있는 상품은 어떤 것이 있나?
“한라봉으로 만든 마말레이드를 외국 관광객들이 좋아했다. 껍질은 살짝 데쳐 채썰기를 하고 과육에 설탕을 넣고 졸이면 되는데 시간이 오래 들어가기에 정성이 중요하다. 현재 규방공예를 배워 책갈피와 향낭을 만들어 외국 관광객에게 선물로 나눠 주고 있다. 외국인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접 만들며 우리문화를 체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모도리네에서 만난 여행자들

"땡큐 경주,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웨일즈에서 온 맥도웰 가족  “한국유학을 꿈꾸는 아들을 위해”

▲맥도웰가족은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많다

영국 웨일즈 의학 연구소에서 세균학을 연구하고 있는 데이비드 맥도웰(David McDowell)과 영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제니퍼 맥도웰(Jennifer McDowell.)부부가 아들의 한국유학을 위해 2주간 한국을 찾았다가 모도리네에서 3박4일간 묵으며 경주를 여행했다.

아들 스튜워트(Stuart McDowell)가 태권도와 비슷한 한국의 무술인 당수도를 배우면서 한국어에 관심을 갖고 한국어과에 진학을 하길 원했다. 잉글랜드 북쪽에 있는 쉐필드 대학과 런던에 있는 대학 2군데에 한국어 과가 있는데 2학년에 되면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공부를 해야 하기에 부부는 한국이 어떤 나라이고 아들이 한국어를 배워 장래에 직업을 갖고 살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맥도웰 가족은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 데이비드의 외삼촌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했으며 부산의 UN묘지에 안장되어 있어 참배를 겸해서 여행을 왔다. 어머니가 오랫동안 외삼촌을 그리워했으며 UN묘지에 외삼촌과 관련한 자료들이 잘 남아 있어서 한국 방문에 좋은 기억을 갖게 됐다.

이들 가족은 박물관에서 오디오로 영어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전시품 설명을 이해 할 수 있었는데 석굴암과 불국사 관람시 통역의 도움이 없어서 건물이 아름다웠다는 기억뿐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불국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노점에서 파는 번데기가 신기해서 10개를 먹었는데 더는 못 먹겠더라며 한국 음식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즐겁게 받아 들였다.

중국계 호주인 유사라 (Yue sarah)

“여행은 계획 없이, 아무생각 없이 떠나는 것”

▲ 진정한 여행자를 꿈꾸는 유사라씨

중국 운남성에 가족들이 살고 있다는 유사라(43)씨는 대학때부터 호주에서 신학 공부를 하면서 비즈니 마케팅을 전공해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계열이라 그런지 베트남 홍콩 등 동양으로 여행을 자주 다녔고 한국은 무작정 오고 싶어서 왔으며 미도리네도 경주에 도착해 안내소에서 홍보물을 보고 연락해 바로 찾아왔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깨끗하고 좋아 다음 여행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외국에는 획일적인 건물로 되어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대부분인데 모도리네는 가정집 같아 손님으로 초대 되어 온 것 같아 마음이 푸근하다고 했다. 호주에 있는 친구가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런 가정집 분위기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라고 아이디어를 주고 싶다며 많은 질문을 했다.

 모도리네 찾아 가는 길

▲ 조식

경주시 북문로 55번길 5-4(성건동)

전화번호 : 010-9386-6974

홈페이지: http://www.modorine.com

가격: 도미토리 6인실 2만원, 더블룸 5만원

아침 식사로 주인이 직접 구운 빵과 잼이 무료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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