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불법광고물 정비 '남이 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
경주시 불법광고물 정비 '남이 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1.09.07 15: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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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광고물 말로만 대대적 정비 단속, 시 유관기관 홍보물 방치여전

경주시가 9월부터 대대적으로 실시하겠다던 불법광고물 정비및 단속이 헛구호로 그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내건 현수막등은 9월들어 정비나 단속을 강화하면서도 정작 경주시와 관계있는 기관이 내건 홍보물은 사실상 방치하고 있어 형평성이 크게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불공정한 행정집행 때문에 경주시 단속방침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반감만 불러오고 있으며, 행정에 대한 신뢰추락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경주시가 배포한 보도자료.
경주시는 지난 8월31일 <불법광고물 정비단속 실시>라는 이름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일제히 배포했고, 이는 지역내 상당수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위 사진>
도시디지인과 도시디자인 담당명의로 배포한 보도자료는 “각 과,소별 담당구역을 지정해 9월1일부터 근절시까지 무기한 정비, 단속을 실시한다”면서 실,과,소별 역할 분담과 단속계획을 밝혔었다.

보도자료는 특히 경주시관계자의 말을 빌어 “경주시청 전부서가 정비, 단속에 참여함으로써 직원들의 옥외공고물 법규 준수및 경각심을 제고하고, 불법광고물이 없는 아름다운 역사관광도시 이미지가 유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경주시가 1만부를 제작해 배포한 불법광고물 근절 홍보물. 180만원의 예산을 들였다고 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경주시는 ‘불법 광고물은 만들지도 부착하지도 맙시다’라는 제목의 홍보물 1만부를 제작해 일반시민들에게까지 대대적으로 배포하는등 부산을 떨었다.

단속및 정비는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을까?
단속방침을 표명한지 일주일이 지난 7일현재, 경주시의 공언대로 상당수 불법광고물이 철거되거나 정비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단속의지에 의문이 들게 하는 불법홍보물이 곳곳에 버젓이 내걸려 있는 실정이다.
경주시가 후원하는 동아마라톤대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등이 내건 불법 현수막은 여전히 시내 곳곳에 내걸려 있다.

▲ 경주시가 후원하는 마라톤대회 광고. 대로변에 버젓이 내걸려 있다.
▲ 엑스포 명의로 부착된 홍보현수막.

이때문에 경주시의 불법 광고물 단속및 정비대상은 일반 시민들이나 사회단체 홍보물만 대상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경주시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기관이나 단체의 불법 광고물은 사실상 방치된채 내걸려 경주시의 단속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경주시가 단속방침을 밝히기 이전부터 지역내 불법광고물 가운데 절반이상이 경주시나 시의회 혹은 관변단체의 홍보물이었다는 지적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9월이후 경주시가 강력한 단속,정비계획을 표명하면서도 유관기관의 불법홍보물을 사실상 방치하는 것은 단속 형평성 시비를 불러오는 것은 물론 경주시의 단속의지에 대한 진정성에도 의문이 들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법광고물의 실효성있는 정비와 단속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경주시가 먼저 유관기관등의 불법 홍보물에 대해 철저하게 단속,또는 정비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 황성공원입구. 시민들에게는 지정게시대를 이용해 달라고 예산을 들여서까지 홍보하면서도 정작 경주시가 관계된 현수막은 게시대가 곳곳에 비어 있어도 그 사이에 버젓이 내걸려 있다. 경주시가 보도자료에서 도로변은 매일 점검하겠다던 호언이 무색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게 아니다.
경주시가 불법광고물에 대한 단속계획을 밝히고 요란한 홍보를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주시는 지난 4월에도 경주시는 경상북도와 합동으로 4월 25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성건동과 중부동 일대에 불법광고물 합동정비단속을 실시했다.

당시 합동정비에는 시청 28명을 비롯해 경북도청 11명, 경찰 2명, 소방 2명, 광고협회 21명 등 총 64명이 투입됐으며, 에어라이트 18건, 입간판 46건, 현수막 30건, 벽보 및 전단 830여 건 등 총 930여 건의 불법유동광고물을 정비하기도 했다.

당시 경주시 관계자는 “업주들이 불법이란 의식없이 광고물 게시하고 있어 불법광고물 근절에 어려움이 많다. 꾸준한 의식전환 캠페인과 계도를 통해 아름다운 도시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주시가 개최하는 각종 행사나 대정부 항의 홍보현수막 등 정작 불법 현수막의 상당수는 경주시나 유관기관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상당수 시민들로부터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었다.

말로만 요란한 겉치레 행정보다는 내실있는 행정이 절실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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