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장비개발대회 2년연속 최우수상 수상
소방장비개발대회 2년연속 최우수상 수상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08.2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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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현장 차량제동 안전강화..."특진, 실용화 2마리 토끼 잡겠다"

▲ 경북도 소방장비개발대회에서 2년연속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운탁 지방소방장.
보통사람이라면, 한번 입상하기도 쉽지 않을 경북도 소방장비개발대회에서 2년 연거푸 최우수상을 수상한 소방대원이 있다.
경주소방서 불국사 119안전센터 박운탁 지방소방장(50)이 주인공이다.

소방방재청은 매년 장비개발대회를 연다. 소방공무원이 경험한 각종 재난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적 소방장비를 개발함으로써 현장대응 능력을 향상시키자는 취지다. 박 소방장이 2년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한 경북도대회는 중앙대회의 예선대회격이다.

지난해에는 경북지역 16개 소방서에서 추천된 32점의 소방장비가 참가했고, 올해 대회에는 16개 소방서에서 추천된 17개 장비가 참가했다. 박 소방장이 이 대회에서 2년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은 그가 제안한 장비가 그 만큼 아이디어와 실용화 가능성에서 우수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대회에서 그가 제안한 장비는 ‘차량 안전고임목 제동장치’다.
고임목을 차축 판넬에 부착하고, 에어탱크 공기압에 의해 작동하는 것이다. 지난해 차량 추진축에 톱니나사 모양의 제동장치를 부착해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던 장치가 한단계 발전한 것이다.

상황 발생때 출동하는 소방차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사이드 브레이크로 제동한 뒤 반드시 고임목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긴박한 화재 현장에서는 고임목을 설치할 겨를조차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이 때문에 안전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특히 경사면에 주차된 소방차의 사이드 브레이크 제동이 풀리면 치명적인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지난 2005년과 2007년에는 전남과 서울에서는 이런이유로 소방대원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잇따랐다.

박 소방장이 소방차의 제동장치 개발에 매달린 것도 소방현장에서의 안전강화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일반 소방펌프차의 무게는 평균 8.5톤이다. 여기에 물을 채우면 12톤이상의 무게가 나간다. 안전을 위해 차에 고임목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지만 긴박한 화재현장에서 이를 준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그의 말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격언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박 소방장이 개발한 장비는 운전석에서 간단한 스위치 조작만으로 주차된 차량의 미끄러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운전자 혼자서 차량 안전고임목 설치가 가능하다. 긴박한 화재현장에서 소방활동에 돌입하기까지 준비시간을 2분이상 단축할 수도 있다.

▲ 박 소방장이 그가 개발한 장비를 기자에게 설명하는 모습.
이 제동장치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그가 이 장비를 개발하고 실제 차량에 부착하는데 까지 들어간 비용은 35만원에 불과했다. 실제 현장에 실용화 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필요성을 느낀다고 해서 누구나 이런 장비를 개발할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최소한 기계적 장치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은 필요할 것이다.

이에대해 박 소방장은 “소방공무원을 하기전에 일반회사 공무부에 근무하면서 돌발사고를 전담했다. 이때 기계적인 지식을 상당히 많이 습득했다. 장비를 개발하면서 부족한 지식은 지인들에게 도움 받았다”고 말했다.
박 소방장은 6년동안 일반회사에 근무를 하다 소방공무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반회사에서의 경험이 소방에 필요한 창의적인 장비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준셈이다.

박 소방장은 오는 10월 소방방재청에서 주관하는 중앙 소방장비개발대회에 경상북도 대표로 참가한다.
그는 일찌감치 경주소방서 119건천센터에 있는 소방차에 자신이 개발한 안전고임목 제동장치를 부착해 운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경북도 최우수상을 받고서도 시제품을 만들지 못해 중앙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던 아픈 경험이 일찌감치 장비를 차량에 부착한 이유다.

10월 중앙장비 대회에서 3위권내로 입상하면 1계급 특별승진의 기회를 얻는다. 한국형소방장비 개발과제로 선정돼 실용화를 위한 각종 지원도 받게된다.
1962년생인 박 소방장은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늦깍이로 1996년 소방공무원에 입문했다.
‘특진과 실용화’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를 맞이하게 된 셈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부터 특진에 욕심을 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솔직히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다”면서도 “그러나 설령 입상을 못하더라도, 이 장비가 향후 한국형소방장비로 개발돼 소방현장 공무원들의 안전사고를 줄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은 더욱 간절하다”고 말했다.

장비개발에 몰두하면서도 워낙 자신의 일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그에게 동료,선후배들의 신뢰도 두텁다.
정규석 불국사 119 안전센터장(지방소방위)은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모범 대원인 그가 중앙대회에 참가해서도 우수한 성적을 올릴 것으로 센터 전 직원이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옥희 팀장(지방소방위)은 “자신의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장비 개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선,후배 동료의 두터운 신뢰, 진심어린 응원은 그에게 큰 힘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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